R&D 관리자는 연구 조직이 익숙한 기술만 다듬는지, 낯선 기술에서 지식을 가져오는지 알고 싶어 한다. 지금까지 이 판단은 주로 기업이나 지역 같은 큰 단위의 특허 묶음으로 내렸다. 그래서 특허 한 건이 기존 지식에서 얼마나 떨어진 곳을 탐색했는지는 숫자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이 글이 다루는 질문은 하나다. 개별 특허가 기존 지식에서 얼마나 먼 영역을 탐색했는지 특허 한 건 단위의 수치로 측정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한 논문을 한 편 읽어 본다.
- 제목: Measuring knowledge exploration distance at the patent level: Application of network embedding and citation analysis
- 학술지: Journal of Informetrics
- 연도: 2022
- DOI: 10.1016/j.joi.2022.101286
논문은 특허 한 건의 지식 탐색 거리(Knowledge Exploration Distance, KED)를 계산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이 방법은 네 가지 작업으로 이루어진다.
- 특허 분류 코드끼리 함께 쓰인 관계로 네트워크를 만든다.
- 네트워크 임베딩(network embedding, 네트워크의 각 점을 구조 정보를 살린 숫자 벡터로 바꾸는 기법)으로 코드를 벡터로 바꾼다.
- 이 벡터로 특허를 표현한다.
- 인용하는 특허와 인용된 특허가 벡터 공간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계산한다.
글 전체에서 쓸 용어는 다음과 같다. 지식 기반(knowledge base)은 새 발명의 바탕이 되는 기존 지식 요소의 모음이다. 이 논문은 한 특허가 인용한 선행 특허를 그 특허의 지식 기반으로 본다. 기술 요소(technical element)는 특허에 붙은 국제특허분류(International Patent Classification, IPC) 코드 하나하나를 가리킨다. 지식 탐색 거리는 인용하는 특허의 기술 요소와 인용된 특허의 기술 요소가 맺는 관계가 얼마나 새로운지를 나타낸다.
동기: 지식 탐색은 그동안 조직 단위로만 측정되었다
왜 지식 탐색 거리가 중요한가
논문은 지식 탐색이 혁신 성과와 이어진다는 선행 연구를 바탕으로 문제를 제기한다. 논문이 든 이유는 다음과 같다.
- 지식 탐색은 다른 기술이나 지역의 외부 지식을 끌어와 새 지식의 질을 높이는 활동이다. 이렇게 만든 지식은 흉내 내거나 대체하기 어려워 가치 있는 자산이 된다.
- 여러 영역의 지식을 탐색하면 정보 탐색 범위가 넓어진다. 기업은 새 정보를 더 얻고, 이 정보로 기존 문제를 찾아 풀 수 있다.
- 선행 연구는 지식 탐색 거리가 조직의 혁신 활동, 혁신의 질, 지역 혁신 주체와 유의한 관계에 있다고 보고했다.
- 한 기업 연구에서는 탐색의 기술 다양성이 혁신의 질과 양의 선형 관계를 보였다. 지리 다양성은 곡선 관계를 보였다.
기존 연구가 다루지 않은 부분
기존 연구는 기업, 조직, 지역의 경계로 지식 기반을 정했다. 그 경계 안의 특허와 밖의 특허를 비교해 탐색 정도를 측정했다. 예를 들어 한 연구는 팀 구성원에게 낯선 기술 영역을 인용한 비율로 탐색을 정의했다. 다른 연구는 기업이 분류별로 보유한 특허 수로 기업 사이의 기술 거리를 계산했다.
논문이 짚은 빈틈은 다음과 같다.
- 기존 방식은 특정 주체가 보유하거나 특정 지역에서 출원한 특허에만 쓸 수 있다.
- 주어진 경계 밖의 특허는 지식 기반을 측정하기 어렵다. 그런 특허도 출원 과정에서 기존 지식을 탐색했다.
- 인용 기반 신규성 지표는 이미 있었다. 다만 텍스트 유사도는 기술 단어나 표현이 얼마나 다른지를 볼 뿐이다. Verhoeven 등(2016)의 지표는 새 IPC 쌍의 개수만 집계한다.
- 새 IPC 쌍이 있는지는 알 수 있어도, 기술 요소 사이의 거리 정보가 없어 연관의 정도는 반영하지 못한다.
논문은 인용 관계로 지식 기반을 정의하면 소유자나 지역에 범위가 묶이지 않는다고 본다.
방법: IPC 코드를 벡터로 바꾸고 인용 특허와의 거리를 평균한다
논문은 방법을 3단계로 설명한다.
- 자료 수집과 전처리
- 분류 정보로 특허를 벡터로 바꾸는 단계
- 인용 관계로 지식 탐색 거리를 계산하는 단계
이 글에서는 둘째 단계의 세 작업을 따로 떼어 5단계로 설명한다. 그 세 작업은 네트워크 구성, 네트워크 임베딩, 특허 표현이다. 글의 1단계는 논문의 첫째 단계, 2~4단계는 논문의 둘째 단계, 5단계는 논문의 셋째 단계에 해당한다.
사례와 자료
자료는 한국특허청(Korea Intellectual Property Office, KIPO)에 등록된 특허다. 연구진은 KIPO가 인용, 분류, 서지 정보를 높은 품질로 제공한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사례 기술은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AI)이다. 분석에 쓴 특허 묶음은 세 가지다.
- 전체 특허: 1984년부터 2019년까지 KIPO에 등록된 특허 2,438,139건이다. 기술 생태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쓴다.
- 기초 특허: AI 기술과 관련된 등록 특허 28,569건이다. 지식 탐색 거리를 계산하는 대상이다.
- 선행 특허: 기초 특허가 인용한 특허 36,090건이다. 중복을 뺀 개수이며 기초 특허의 지식 기반이 된다.
기초 특허는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가 정한 AI 관련 분류 코드로 검색했다. 기초 특허 한 건은 평균 1.72건을 인용했다. 가장 오래된 선행 특허가 1984년 등록이어서 네트워크 구성 기간도 1984년부터 잡았다.
1단계: 자료 수집과 지식 기반 정의
- 입력: 인용, 분류 코드, 서지 정보가 담긴 특허 데이터베이스
- 처리: 분석할 특허마다 인용한 선행 특허를 모은다
- 산출: 특허마다 선행 특허 집합 [c0, c1, c2, …]
- 분석할 특허 a를 정한다.
- a가 인용한 특허를 모두 모아 선행 특허 집합을 만든다.
- 이 집합을 a의 지식 기반으로 삼는다.
지식 기반은 출원인의 기존 특허나 인용한 과학 문헌으로도 정의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인용 정보를 택했다. 심사 과정에서 기술이 비슷하거나 기술 바탕이 되는 선행 특허가 인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용 관계는 앞뒤 방향이 분명해서 기술 지식을 비교하는 데 필요한 방향 정보도 준다.
사례에서 이 단계는 기초 특허 28,569건과 선행 특허 36,090건을 낸다.
2단계: 기술 생태 네트워크 구성
- 입력: 전체 특허 2,438,139건의 IPC 코드
- 처리: 한 특허에 함께 붙은 IPC 코드 쌍을 연결하고 그 빈도를 기록한다
- 산출: 노드가 IPC 코드, 연결이 공동 출현 빈도인 네트워크
- IPC 코드를 노드로 둔다.
- 한 특허 안에 함께 나온 두 코드를 연결한다.
- 함께 나온 횟수를 연결의 무게로 둔다.
공동 출현을 쓴 이유는 이것이 기술 요소 사이의 자연스러운 연관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인용 관계는 기술 개발에 따른 의존 관계를 나타낸다. 공동 출현 네트워크는 직접 연결뿐 아니라 간접 연결로 기술 요소의 숨은 위치도 드러낸다.
코드 수준도 정해야 한다. IPC는 섹션에서 서브그룹까지 계층 구조다. 예를 들어 G06F 30/27은 섹션 G(물리), 클래스 G06(컴퓨팅), 서브클래스 G06F, 메인그룹 G06F 30(컴퓨터 지원 설계)을 거쳐 머신러닝을 쓰는 서브그룹에 이른다. 많은 연구는 계산량 때문에 서브클래스나 클래스 수준에서 분석한다. 이 논문은 IPC 코드를 끝자리까지 모두 썼다.
사례에서 네트워크는 노드 65,556개와 연결 2,314,188개로 이루어졌다.
3단계: 네트워크 임베딩
- 입력: 2단계의 기술 생태 네트워크
- 처리: LINE이라는 임베딩 기법으로 각 IPC 코드를 학습한다
- 산출: IPC 코드마다 128차원 벡터
- 네트워크 성격을 확인한다. 이 네트워크는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고, 노드 종류가 하나이며, 노드와 연결이 매우 많다.
- 이 성격에 맞춰 Tang 등이 2015년에 제안한 LINE 기법을 택한다.
- 1차 근접성과 2차 근접성을 함께 학습해 코드마다 벡터를 얻는다.
노드와 연결이 너무 많으면 계산이 어렵다. 그래서 각 코드의 정보를 고정 길이의 벡터로 줄인다. 임베딩의 목표는 네트워크에서 비슷한 노드가 벡터 공간에서도 가깝게 놓이도록 하는 것이다.
두 근접성의 뜻은 다음과 같다.
- 1차 근접성: 두 코드가 직접 이어진 정도다. 두 코드가 함께 나온 빈도가 높을수록 벡터도 비슷해지도록 학습한다.
- 2차 근접성: 두 코드가 공통 이웃을 얼마나 공유하는지다. 직접 함께 나오지 않아도 같은 코드들과 자주 묶이면 가까워진다.
설정값은 다음과 같다. 근접성 차수는 2, 부정 표본 비율은 5, 초기 학습률은 0.025, 임베딩 차원은 128이다. 사례에서 네트워크의 모든 IPC 코드가 128차원의 고유한 벡터를 얻었다.
4단계: 특허 벡터 만들기
- 입력: 특허마다 붙은 IPC 코드와 3단계의 코드 벡터
- 처리: 코드 벡터에 가중치를 곱해 평균한다
- 산출: 특허마다 128차원 벡터
- 특허의 분류 코드를 빈도순으로 정렬한다.
- 코드 벡터마다 가중치를 곱한다.
- 가중치를 곱한 벡터를 평균해 특허 벡터로 삼는다.
이 논문은 끝자리까지 쓴 코드여서 한 특허 안에 겹치는 코드가 없었다. 그래서 코드마다 가중치가 같았다. 사실상 단순 평균이다. 예를 들어 어떤 특허에 IPC 코드가 세 개 붙어 있으면 세 코드 벡터의 같은 자리 값을 더해 3으로 나눈다.
연구진은 텍스트 대신 분류 코드를 택한 이유를 두 가지로 든다.
- 텍스트는 특허가 등록된 특허청의 언어에 매인다.
- 기술 분야마다 다른 전문 용어를 모두 반영하기 어렵다.
IPC 같은 분류 코드는 국제 공통이고 기술 요소 정보를 충분히 담고 있다. 사례에서 전체 특허 각각이 128차원 벡터로 표현되었다.
5단계: 지식 탐색 거리 계산
- 입력: 특허 a의 벡터, a가 인용한 선행 특허의 벡터
- 처리: 선행 특허마다 코사인 거리를 구해 평균한다
- 산출: 특허 a의 지식 탐색 거리(KED)
- a와 선행 특허 c 하나의 코사인 유사도를 구한다. 두 벡터의 같은 자리 값을 곱해 더한 뒤 두 벡터 길이의 곱으로 나눈다.
- 1에서 코사인 유사도를 빼서 거리로 바꾼다.
- 모든 선행 특허에 대해 이 거리를 구해 선행 특허 수 |C|로 나누어 평균한다.
식으로 쓰면 KED(a) = Σ(1 − 코사인 유사도(a, c)) ÷ |C|이다. 코사인 유사도는 두 벡터의 방향이 같을수록 커진다. 따라서 KED가 크면 인용된 특허의 기술 요소와 a의 기술 요소가 기술 생태 네트워크에서 평균적으로 멀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KED가 크면 발명 과정에서 기존 지식 탐색이 활발했다고 해석한다. 이 해석은 연구진의 해석이며, 아래 결과에서 별도로 입증한 내용은 아니다.
사례에서 이 단계는 기초 특허 28,569건 모두의 KED를 냈다.
결과: 거리가 큰 특허는 기존 신규성 지표와 대체로 일치하고, 특허 지표와는 작지만 유의한 관계를 보인다
한 특허의 계산 예
연구진은 동영상 요약 재생 시스템과 이를 갖춘 이동통신 단말에 관한 특허(KR1020050090452)로 계산 과정을 보였다. 이 특허의 기술 요소는 세 개다.
- G11B 27/10: 색인, 주소 지정, 타이밍
- G11B 20/10: 디지털 기록과 재생
- H04B 1/40: 회로
이 특허는 선행 특허 네 건을 인용했다. 다섯 특허 모두 IPC 임베딩 값으로 벡터가 되었고, 선행 특허마다 거리를 구했다. 인용된 네 건 가운데 KR1020020074328과의 거리가 1.1764로 가장 컸다. 나머지 세 건의 거리는 0.3168, 0.3332, 0.3205였다. 특허별 값 전체는 논문의 표 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필자가 네 거리를 직접 평균하면 (1.1764+0.3168+0.3332+0.3205)÷4=0.5367이다. 이 값은 논문 표 4에 적힌 이 특허의 KED와 같다. 첫 번째 선행 특허의 거리는 1을 넘는다. 1−1.1764=−0.1764이므로 두 벡터의 코사인 유사도가 음수라는 뜻이다. 이 선행 특허의 기술 요소는 H04N 21/4402, H04N 5/915, G11B 27/28이었다. 이 코드들은 인용 특허의 기술 요소와 함께 쓰인 역사가 드물었다. 나머지 세 건의 거리는 첫 건보다 훨씬 작아서, 한 건의 먼 탐색이 평균을 끌어올렸다.
기초 특허 28,569건의 분포
기초 특허의 KED 평균은 약 0.3726, 표준편차는 0.0762였다. 기초 특허의 약 47%가 평균보다 낮은 값을 보였다. 최댓값은 1.2018이었다. 최솟값은 인용 특허와 인용된 특허의 기술 요소가 똑같은 경우에 나온다. 연구진은 KED가 높은 일부 특허가 평균을 끌어올린다고 설명한다.
기존 신규성 지표와 비교
연구진은 KED 상위 10건을 두 가지 신규성 지표와 비교했다.
- 재조합 신규성(Novelty in Recombination, NR): 특허의 IPC 쌍 가운데 출원 연도 이전에 나온 적 없는 쌍이 하나라도 있으면 1, 없으면 0이다.
- 기술 지식 출처의 신규성(Novelty in Technological knowledge Origins, NTO): 인용 특허의 IPC와 인용된 특허의 IPC를 짝지은 쌍 가운데 새 쌍이 하나라도 있으면 1, 없으면 0이다. 이 연구에서는 IPC 끝자리까지 써서 측정했다.
상위 10건은 모두 선행 특허를 한 건만 인용했다. 상위 10건 모두 NTO가 1이었다. NR은 10건 가운데 6건이 1이었다. 나머지 4건(1위, 3위, 5위, 7위)은 NR이 0이었다. 순위별 값은 논문의 표 5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표 사례는 두 건이다. 1위 특허(트렁크 인터페이스 자동 복구 장치와 방법)는 KED가 1.2018로 가장 컸다. 이 특허는 인용 쌍 여섯 개가 모두 새 조합이었다. 2위 특허는 A61B-005/053과 A61N-001/05라는 쌍을 가졌다. 출원 연도인 2010년 이전에는 이 쌍이 나온 적이 없었다.
정리하면 KED 상위 특허는 NTO와는 모두 일치했다. NR에서는 6건이 1이었지만 KED가 가장 큰 1위 특허를 포함한 4건은 0이었다. 연구진은 상위 특허 대부분이 두 지표에서 높게 평가되었다고 서술한다. 연구진은 두 지표가 새 쌍이 있는지만 알려 준다고 지적한다. KED는 여기에 기술 요소 사이의 거리를 더해, 관계가 얼마나 새로운지 정도까지 알려 준다.
내용 분석으로 확인
연구진은 상위 특허와 그 선행 특허의 내용도 직접 읽었다.
- 2위 특허(신경 자극기용 자극 전극의 임피던스 측정 장치)는 전극 양 끝의 전압 차로 전극마다 임피던스를 측정한다. 선행 특허는 근육 조직을 전기로 자극하는 장치였다. 이 특허는 신경이나 근육에 닿는 자극 전극의 전기화학 특성을 분석한다는 점이 달랐다.
- 1위 특허는 예비 인터페이스를 두어 복구 시간을 줄이고 연결 신뢰성을 높였다. 선행 특허는 트렁크 인터페이스의 물리 전송 오류를 해결하지 못했다.
KED가 낮은 특허도 함께 살폈다. 이 특허들은 인용된 특허와 비슷하거나 같은 문제를 다뤘고, 기술 요소나 내용에서 뚜렷한 차이를 찾기 어려웠다.
다른 특허 지표와의 관계
연구진은 KED를 종속변수로 두고 회귀분석을 했다. 모형은 네 개다.
- 모형 1: 인용 정보에서 나오는 변수 세 개를 넣었다.
- 모형 2: 이해관계자 변수 세 개를 더했다.
- 모형 3: 가능한 변수를 모두 넣었다.
- 모형 4: 단계적 선택으로 유의하지 않은 종속항 보호 범위를 뺐다.
분산팽창계수(Variance Inflation Factor, VIF)는 모두 5.00 미만이어서 다중공선성 문제는 없었다. 모형 4에서 KED와 음의 관계를 보인 변수는 다음과 같다.
- 특허 인용 수
- 발명자 수
- 출원인 수
- 상업 범위
양의 관계를 보인 변수는 다음과 같다.
- 비특허 문헌 인용
- 기술 주기
- 대리인 수
- 독립항 보호 범위
이 변수들은 모형 4에서 대부분 p<0.01 수준으로 유의했다. 비특허 문헌 인용과 출원인 수는 p<0.05 수준에서만 유의했다. 계수는 모두 작았다. 변수별 계수는 논문의 표 7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해석은 다음과 같다.
- 특허 문헌을 많이 인용한 특허일수록 KED가 낮다. 연구진은 먼 탐색에 쓸 수 있는 선행 특허가 원래 적고, 인용이 늘수록 평균 거리가 낮아질 수 있다고 본다.
- 비특허 문헌 인용과 기술 주기는 KED와 양의 관계다. KED가 큰 특허는 과학 문헌과 더 많이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 기술 주기는 인용한 선행 특허의 나이 중앙값이다. 연구진은 기술 주기가 기술 수명 주기의 성장기에서 성숙기로 가며 짧아진다는 점을 들어, 같은 단계에서 KED가 큰 특허가 늘어날 수 있다고 본다.
- KED가 큰 특허는 발명자와 출원인이 적고 대리인이 많은 경향이 있다.
- 독립항 보호 범위는 양의 관계다. KED가 큰 특허는 독립항 수가 많은 경향이 있다. 논문은 청구항이 많은 특허가 보호 범위가 넓다는 선행 연구를 들어, 이를 보호 범위가 넓다는 뜻으로 해석했다. 효과 크기는 작다. 독립항 보호 범위의 계수는 모형 3에서 0.0019, 모형 4에서 0.0017이다.
- 상업 범위는 음의 관계다. 연구진은 KED가 큰 특허가 여러 나라보다 한 특허청에만 등록되는 경향이 있다고 해석한다.
심사 기간의 계수는 0에 가까웠다. 모형 4의 결정계수(R²)는 0.0124였다. 이 지표들이 KED 변동의 아주 작은 부분만 설명한다는 뜻이다. 관계는 유의하지만 크기는 작다고 읽어야 한다.
의의와 한계
무엇이 달라지는가
- 지식 탐색 거리를 조직이나 지역이 아니라 특허 한 건 단위로 계산했다.
- 인용 관계로 지식 기반을 정의해 소유자나 지역 경계 없이 모든 특허에 쓸 수 있게 했다.
- IPC를 끝자리까지 쓰고 네트워크 임베딩으로 코드 사이 거리를 숫자로 표현했다.
- 새 조합이 있는지를 넘어, 관계가 얼마나 새로운지 정도를 구했다.
- KED와 보호 범위, 선행 지식, 특허 가치 관련 지표 사이의 유의한 관계를 확인했다.
실무자에게 주는 쓸모
연구진은 이 지표가 기업의 특허 포트폴리오와 지식 탐색 활동을 점검하는 새 지표가 된다고 본다. 분류 코드 기반이어서 특허청과 상관없이 쓸 수 있다. 절차가 체계적이고 전문가 개입이 적어 다른 분석 환경에서도 다시 계산할 수 있다.
R&D 관리자에게는 탐색 정도를 숫자로 확인하는 수단이 생긴다. 참고로 활용형 혁신은 기존 방법을 개선하는 쪽이고, 탐색형 혁신은 새 기회를 찾는 쪽이다. 자사 특허의 KED를 모으면 조직의 탐색 경향을 분석할 수 있다. 필자는 여기에 더해 KED가 유난히 높은 특허를 내용을 따로 읽어 볼 후보로 삼기를 제안한다. 논문은 이를 학술 연구에서 거리가 큰 특허를 깊이 조사할 수 있다는 시사점으로 제시했다.
연구자에게 주는 쓸모
- 특허 단위 KED를 모아 기업, 조직, 지역의 탐색 경향을 분석할 수 있다.
- 피인용 수, 특허 수명, 기술 융합 분석에 KED를 변수로 넣을 수 있다.
- 텍스트 유사도 지표와 함께 기술 연관 관점의 신규성 지표로 쓸 수 있다.
논문이 밝힌 한계
논문이 스스로 밝힌 한계는 4가지다.
- 특허마다 지식 기반을 정하는 절대 규칙이 없다. 계속 출원이나 패밀리 정보로 선행 특허 범위를 넓힐 수 있다.
- 인용 관계로만 지식 기반을 정의했다. 출원인이나 과학 문헌 관점으로 넓힐 수 있다.
- KED가 특허 가치나 품질에 주는 영향은 사후 분석이 필요하다. 피인용 수는 시간에 따라 쌓이므로 집계 방법을 다듬어야 한다.
- 거절 특허와 등록 특허, 소멸 특허와 오래 유지된 특허를 비교해 신규성과 수명 관점의 분석이 필요하다.
연구진은 향후 과제로 세 가지를 든다. 기술 생태 네트워크에 맞는 임베딩 기법 개발, 서지와 텍스트 정보를 함께 쓰는 특허 표현, 비특허 문헌과의 내용 비교다.
필자가 보는 적용 조건
아래는 논문에 적힌 내용이 아니라 필자가 실무 적용을 염두에 두고 덧붙이는 조건이다.
- 인용이 적은 특허는 KED가 한두 건에 크게 좌우된다. 상위 10건이 모두 인용 한 건이었으므로, 인용 수를 함께 표시해 해석하는 편이 안전하다.
- 회귀의 설명력이 낮으므로 KED만으로 특허 가치를 판단하지 않는다. 내용 검토와 함께 쓴다.
- 임베딩은 학습한 특허 범위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기간이나 특허청이 다른 결과를 비교할 때는 같은 임베딩을 써야 한다.
- 사례는 KIPO의 AI 특허다. 다른 기술 분야에서는 평균과 분포를 새로 확인한 뒤 기준을 정한다.
바로 해 볼 일
- 자사 등록 특허 가운데 한 기술 분야를 정해 특허마다 IPC 코드와 인용한 선행 특허 목록을 정리한다. 논문의 1단계와 같은 준비다.
- 선행 특허 하나를 정해 인용 특허와 IPC 코드가 얼마나 겹치는지 표로 비교한다. 겹치는 코드가 적은 인용 쌍을 표시해 두면 살펴볼 후보를 좁히는 데 참고할 수 있다. 이 방법은 논문의 방법이 아니라 필자가 제안하는 대략적인 사전 선별이다. 임베딩은 공통 이웃 같은 간접 연관도 반영하므로, 겹치는 코드가 적어도 KED가 작을 수 있다.
- 임베딩까지 계산했다면 KED 상위 특허와 하위 특허를 몇 건씩 뽑아 선행 특허와 내용을 비교해 읽는다. 논문이 결과를 확인한 방식과 같다.
비즈니스인텔리전스랩은 특허 데이터로 기술과 조직을 읽는 방법을 이 블로그에서 계속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