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로 찾는 미래의 핵심 발명가

아직 실적이 적지만 곧 성장할 젊은 발명가를 특허 데이터로 미리 찾아내는 방법을 제안한 논문을 쉽게 풀어 봅니다.

이미 이름난 연구자를 찾는 일은 어렵지 않습니다. 논문 수, 특허 수, 피인용 횟수를 보면 대략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것은 아직 실적이 적지만 곧 성장할 젊은 인재를 미리 알아보는 일입니다. 이 글은 특허 데이터로 그런 인재를 찾아내는 방법을 제안한 논문 한 편을 따라가 봅니다.

다룰 논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목: Inventor profile mining approach for prospective human resource scouting
  • 학술지: Journal of Informetrics (2021)
  • DOI: 10.1016/j.joi.2020.101103

동기: 기존 방법은 ‘이미 뜬 사람’을 찾는 데 맞춰져 있었다

기술기반기업(Technology-Based Firm, TBF)에게는 회사 기술 분야의 지식을 갖춘 젊고 유능한 인재를 찾는 일이 중요합니다. 이 일은 기업의 성과와 지속적인 성장에 큰 영향을 줍니다. 앞선 연구들도 핵심 연구자를 찾거나 추천하는 방법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기술 전략에 맞는 젊고 유능한 인재, 곧 ‘유망 인재’를 찾는 데 초점을 둔 연구는 적었습니다.

저자들은 기존 접근에서 세 가지 빈자리를 짚습니다.

  • 자료: 여러 연구가 인재를 평가할 때 학술 데이터나 웹 데이터만 썼습니다. 그런데 기업의 연구 인력은 대개 연구개발 결과를 특허로 공개합니다.
  • 젊음: 젊음은 성과 향상 정도나 잠재력 같은 지표로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 성과 지표: 피인용 횟수나 h-지수(논문 수와 피인용 수를 함께 반영하는 지표)는 발명 경험이 적은 젊은 인재의 성과를 잘 드러내지 못합니다.

정리하면, 기존 지표만으로는 발명 경험이 적은 젊은 인재의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 저자들의 문제의식입니다. 이 논문은 이 문제를 풀려고 합니다.

과정: 특허를 모으고, 프로파일을 만들고, 포트폴리오 맵으로 정리한다

방법은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1. 대상 기업과 관련된 특허 데이터를 모으고, 후보 발명가들의 특허를 전처리합니다.
  2. 발명가의 기술 분야를 파악하고, 발명 성과와 경력을 측정합니다.
  3. 발명 분야별로 성과-경력 포트폴리오 맵을 만들어, 대상 기업의 기술 개발 방향에 맞는 유망 발명가를 찾습니다.

프로파일은 두 부분으로 나뉜다

두 번째 단계에서 만드는 발명가 프로파일은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 발명 분야: 발명가가 어떤 기술 분야에서 연구개발 경험을 쌓았는지 보여 줍니다.
  • 발명 성과와 경력: 발명가가 얼마나 유능하고 얼마나 젊은지 보여 줍니다.

발명 분야는 잠재 디리클레 할당(Latent Dirichlet Allocation, LDA) 기반 토픽 모델링으로 뽑습니다. 토픽 모델링은 문서에 함께 자주 나오는 단어 묶음을 찾아 주제로 정리하는 기법입니다. 발명 성과는 AW-지수(AW-index)로, 경력은 첫 특허 출원 연도로 측정합니다.

첫 출원 연도를 쓴 이유는 분명합니다. 실제 나이가 아니라 발명 경력이 짧은 사람을 찾으려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이 방식으로 발명 경력 관점에서 젊을 가능성이 높은 인재를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AW-지수는 발명 경험이 적어도 좋은 성과를 낸 유망 발명가를 찾는 데 쓰입니다.

사례: 인식 기술 분야의 후보 발명가

논문 4절에서 저자들은 특정 대상 기업을 두고 사례 연구를 했습니다. 후보 발명가의 분야를 파악할 때는 특허 분류 G06K 서브클래스가 들어간 특허 집합을 썼습니다. 토픽 모델링으로 나온 분야 가운데 일부는 다음과 같습니다.

  • 문자·객체의 디코딩과 인식 (광학 문자 인식, 객체 탐지 등)
  • 인쇄물·이미지·지문 데이터의 객체 및 속성 정보 식별
  • 위치 정보 공유와 전송 시스템
  • 센서 기반 광학 데이터의 패턴 인식

눈여겨볼 대목은 성과와 경력을 측정할 때 쓴 자료입니다. 분야는 G06K 특허 집합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집합에 든 특허만으로는 발명가의 전체 성과와 경력을 나타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성과와 경력은 후보 발명가가 등록한 특허 전체로 측정했습니다. 분야를 좁혀서 보는 일과 사람을 온전히 평가하는 일을 나눠 처리했습니다.

검증

마지막으로 발명 분야별 성과-경력 포트폴리오 맵을 만들었습니다. 초록에 따르면 저자들은 사례 연구와 통계적 검증을 수행했고, 이를 통해 이 방법이 유망 발명가를 찾아낼 수 있음을 보였다고 밝힙니다. 검증의 구체적인 절차와 결과 수치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의의: 인재 탐색을 정량화된 선별 도구로 바꾼다

저자들은 이 방법으로 찾은 유망 발명가를 기업에 필요한 기술 지식을 갖추고 있어 기업의 기술 전략에서 곧바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로 정의합니다. 또한 유망 발명가는 자리 잡은 발명가로 성장해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젊고 유능한 인재로 정의됩니다. 이는 논문이 세운 정의이자 저자들의 기대입니다. 이 방법으로 찾은 인재가 실제 채용 뒤 성과를 낸다는 것까지 논문이 입증한 것은 아닙니다.

실무자에게 주는 쓸모는 이렇습니다. 이 방법은 유망 인재를 정량적으로 선별하는 방식이어서 인재 스카우팅 도구로 쓸 수 있습니다. 저자들도 기술기반기업이 인력 관리 도구로 쓰기를 기대한다고 밝힙니다. 필자가 보기에는 장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인사 담당자의 감이나 지인 추천에만 기대지 않고, 회사의 기술 방향에 맞는 후보 목록을 먼저 뽑아 보게 해 줍니다.

연구자에게 주는 쓸모도 있습니다. 특허 데이터를 쓰면 인재의 연구개발 경험과 성과를 함께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핵심 연구자 식별 연구를 ‘이미 성과를 낸 사람’에서 ‘앞으로 성과를 낼 사람’으로 넓히는 틀을 제공합니다. 분야 식별, 성과 측정, 경력 측정을 각각 다른 지표로 바꿔 끼워 실험해 볼 여지도 있습니다.

적용할 때 따져 볼 점

다만 실무에 적용하기 전에 몇 가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아래는 논문의 설계를 바탕으로 한 필자의 검토입니다.

  • 특허를 내지 않는 인재는 보이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나 영업비밀 위주로 일하는 사람, 대학 연구실에서 논문 중심으로 일하는 사람은 빠질 수 있습니다.
  • 첫 출원 연도는 실제 나이가 아닙니다. 늦게 발명을 시작한 경력자도 ‘젊은’ 발명가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저자들도 이 지표를 발명 경력 관점의 젊음으로 한정해 설명합니다.
  • 목록은 출발점일 뿐입니다. 포트폴리오 맵에서 눈에 띈 후보도 이직 의사, 팀 적합성, 개인정보 처리 기준을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마무리: 우리 회사 분류 코드로 한 번 해 보기

관심 있는 기술 분야의 특허 분류 코드 하나를 정해 보세요. 그 코드의 등록 특허에서 발명가별 첫 출원 연도와 특허 수를 표로 정리해 보세요. 경력은 짧은데 특허 실적이 눈에 띄는 이름이 몇 명인지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이 논문의 문제의식을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비즈니스인텔리전스랩은 특허와 기술 데이터를 활용한 기술경영 연구를 소개합니다. 다른 논문 해설도 블로그에서 이어서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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